지아니의 잊혀진 역사 속 인물 탐구

잊혀진 역사 속 인물 탐구에 대해서 글을 작성합니다.

  • 2025. 5. 13.

    by. 지아니13

    목차

      1. 잊혀진 여성 정치인은 실제로 많았다: 숫자보다 보이지 않는 이름들

      정치사에 남은 여성의 이름은 몇이나 될까?
      엘리자베스 1세, 골다 메이어, 인디라 간디, 박영숙 정도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름이 알려진 여성 정치인은 극히 일부일 뿐,
      정치의 한복판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기억되지 못한 여성들은 훨씬 많다.

      특히 20세기 초~중반, 식민지 해방기, 독재 전복기, 민주화 운동, 복지 체계 수립 등
      국가의 중대 기점에서 실질적인 정치적 기여를 했던 여성 정치인들은 수백 명에 달한다.
      그러나 그들 중 다수는 정치사나 교과서, 공적 기념물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 글은 그 잊혀진 여성 정치인들의 공통점을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역사를 기록해왔는지 반성하고,
      앞으로 어떤 시선으로 다시 기억해야 할지를 조명하고자 한다.

      2. 기록에서 누락된 존재들: 왜 이름이 남지 않았는가?

      잊혀진 여성 정치인을 말할 때, 우리는 종종 “사람들이 기억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질문은 이거다.
      “처음부터 그들의 이름은 기록되었는가?”

      ‘잊혀졌다’는 표현은 **실제로는 ‘기록되지 않았다’**는 구조적 맥락을 품고 있다.
      역사는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기록하고, 무엇을 생략했는지에 따라
      후대에 전달되는 이야기의 윤곽은 전혀 달라진다.

      기록을 남기는 힘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역사는 언제나 ‘기록의 권력’을 가진 자들에 의해 구성된다.
      근현대 정치사만 보더라도

      • 공식 연설문
      • 회고록
      • 언론 보도
      • 정당 자료집
      • 역사 교과서 등
        정치인의 활동이 남겨지는 대부분의 공간은
        대체로 남성 중심, 주류 중심, 권력 중심의 시각으로 작성되어 왔다.

      여성 정치인들은 여기에 접근할 기회가 제한적이었고,
      기록의 주체가 되는 자리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있었다.
      그 결과, 자신의 활동을 서술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사회적으로 봉쇄당했다.

      언론의 왜곡된 시선, 여성은 ‘뉴스’가 되지 못했다

      미디어 또한 여성 정치인을 기록에서 누락시키는 또 다른 도구였다.
      신문과 방송은 남성 정치인의 발언과 행동을 대대적으로 조명하는 한편,
      여성 정치인에 대해서는

      • “여성치고는 강경한 발언”
      • “다소 감성적인 입장”
      • “보좌진 의견에 휘둘린 듯한 행보”
        같은 평가적 언어로 그들의 정치적 주체성을 왜곡하거나 축소했다.

      심지어 그들의 정책 성과는 '우연', '운', 혹은 '남성의 도움'으로 설명되었고,
      실패는 ‘여성이라서’로 귀결되었다.

      이러한 보도 프레임은 여성 정치인의 이미지를 흐리게 만들었고,
      그 존재 자체를 '덜 중요해 보이게’ 만드는 집단적 무시 전략으로 기능했다.

      기록되기 위해선 먼저 “기회”가 필요하다

      여성 정치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기 위해선
      기록물 출판, 회고록 집필, 방송 인터뷰, 아카이빙 등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그 기회조차 사회 구조적으로 주어지지 않았다.

      특히 가사 노동과 육아, 생계 책임까지 동시에 짊어진 여성 정치인에게
      ‘기억을 정리할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출판사나 언론사, 편집자의 대부분이 남성이었기 때문에
      여성 정치인의 회고나 자서전은 ‘시장성이 없다’, ‘읽을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출간조차 거절당하거나, 미뤄졌다.

      이렇게 여성의 기억은 기록의 문턱에서 사라졌고,
      역사는 침묵을 선택했다.

      그들의 정치적 동료조차 이름을 지웠다

      놀랍게도, 여성 정치인들의 활동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한 사람들—
      즉, 남성 정치 동료, 상급자, 심지어 정당 내 대표자들조차
      그녀들의 기여를 인정하고 기록하려 하지 않았다.

      많은 회고록에서 여성 동료의 이름은 스치듯 등장하거나,
      사소한 역할로 묘사된다.
      그녀가 실질적인 입법안을 기획했고, 조율했고, 통과를 이끌었더라도
      결과는 남성 리더의 업적으로 귀속되기 일쑤였다.

      이것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여성 정치인을 ‘역사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집단적 선택의 결과였다.

      결국, 여성 정치인의 이름이 남지 않은 이유는
      그들이 의미 없는 일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기록될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의미 있는 일을 했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있었지만, 역사는 그녀들을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그 ‘없는 사람들’의 자리를 비운 채 정치를 기억해왔다.

      이제는 그 기록을 복원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다시 불러낼 차례다.

      3. 공통점 ① 갈등보다 정책 중심의 리더십

      잊혀진 여성 정치인들의 가장 뚜렷한 공통점 중 하나는,
      그들이 갈등과 권력 투쟁의 중심에 서기보다,
      ‘정책’과 ‘현장’에 집중하는 정치 리더십
      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그들은 군중 앞에 서서 대중 선동을 외치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복지법안을 기획하고,
      의료 제도 개선안을 조율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 항목을 지키기 위해 밤늦도록 예산위원회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치는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냈는가'에 따라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언론과 대중은 '갈등'을 중심으로 기억한다

      대부분의 대중은 정치를 뉴스와 기사로 접한다.
      그리고 언론은 갈등을 중심으로 편집하고,
      극적인 장면, 승패, 격렬한 언쟁을 중심으로 헤드라인을 뽑는다.

      • 누가 누구를 비판했는가
      • 누가 회의장에서 퇴장했는가
      • 누가 당내 권력을 잡았는가

      이런 갈등 중심의 서사 구조 안에서는,
      협상하고 조율하며 실무를 정리한 여성 정치인은
      **“눈에 띄지 않는 조연”**으로 밀려나기 쉽다.

      하지만 그들은
      ‘갈등을 조정한 리더’였고,
      ‘현장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한 전문가’였다.

      드라마 없는 정치, 기록되지 않는 리더십

      여성 정치인들은 특히 사회복지, 노동, 교육, 아동, 환경
      ‘민생’ 중심의 정책 영역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분야는 사회 전체의 토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조명을 받기 어렵고, 대중의 인식 속에선
      ‘큰 정치’가 아닌 ‘부수적 행정’으로 취급되기 쉽다.

      그 결과, 여성 정치인은 정치사에서는 소외되고,
      정책성과는 다른 사람의 공적으로 전이되는 구조
      에 놓이게 된다.

      “소리 없는 성과는 권력이 되지 못했다”

      실제 사례를 보면,

      • 한 국회의원은 장애인 복지법의 골격을 설계했지만 이름이 남지 않았고
      • 또 다른 여성 시의원은 공공보육 확대 조례를 통과시켰지만 언론엔 등장하지 않았다
      • 여성 노동운동가 출신 국회의원은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 조항을 끈질기게 지켜냈지만, 정당 차원의 성과로 흡수되었다

      이처럼 정책 중심의 리더십은 강하지만, 드라마가 약한 리더십
      기록에서 조용히 빠지게 된다.

      더욱이 여성 정치인은 본래 겸손을 미덕으로 요구받았기 때문에,
      스스로를 홍보하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이는 남성 정치인이 홍보와 전략을 통해 자신을 브랜딩한 것과 대조된다.

      조용한 리더십은 '진짜 리더십'이었다

      정책 중심의 여성 리더십은 단순히 실무형이 아니었다.
      그것은 타협과 설득, 공공선에 대한 지속적 고민,
      그리고 ‘보이는 성과보다 필요한 결과’를 추구하는 리더십이었다.

      • 갈등을 유발하기보단 조정하고
      • 정치적 대립보단 실질적 개선을 택했고
      • 단기적 인기보단 장기적 안정을 선택했다

      그들은 **정치가 '소리 지르기'가 아니라 '국민 삶을 바꾸는 일’**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런 리더십은 기억되지 않았다

      이 리더십은 위대했지만, 기억되지 않는 리더십이었다.
      정치는 누가 중심에 서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기억되는데,
      정작 중요한 일을 해낸 사람은
      언제나 ‘주변’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역사는 지금도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를 위대한 정치인으로 평가하지만,
      사실 우리는 조용히 제도를 바꾼 무명의 여성들에게 더 많은 것을 빚지고 있다.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더 늦게 의료를 받았을 것이고
      더 많은 아이가 교육에서 배제되었을 것이며
      더 많은 시민이 복지에서 소외되었을 것이다.

      이제는 그 조용한 리더십을
      더 이상 조용히 두지 말아야 할 때다.

      4. 공통점 ② 여성성에 갇힌 기대와 평가

      잊혀진 여성 정치인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그들이 정치의 중심에 섰음에도 ‘여성’이라는 틀 속에서만 평가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녀들이 아무리 유능해도, 모든 활동은 늘
      **‘여성치고는’, ‘여성임에도’, ‘여성답게’**라는 한정된 시선으로만 조명되었다.

      이것은 단순한 성차별이라기보다는,
      여성에게 요구된 고정된 이미지와 정체성의 프레임 속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사회가 여성 정치인에게 기대했던 역할은 '조력자'

      전통적으로 여성은 양보하고, 협력하고, 감정을 돌보는 존재로 여겨졌다.
      정치는 냉정한 결단과 단호한 행동이 요구되는 공간인데,
      그 안에서 여성 정치인은 언제나 **‘보조자’, ‘완충자’, ‘정서적 중재자’**의 역할을 요구받았다.

      그래서 그들이 목소리를 높이면 “감정적이다”,
      의견을 고수하면 “고집이 세다”,
      권력을 행사하면 “여자답지 않다”는 평가가 따랐다.

      동일한 행동을 남성이 했을 땐 ‘결단력’이라 칭찬받았지만,
      여성이 했을 땐 ‘과잉 의욕’으로 해석되었다.

      언론은 여성 정치인을 '외모와 가족'으로 다뤘다

      수많은 여성 정치인이 공적 성과를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그들의 정치적 역량보다는

      • 옷차림
      • 외모
      • 남편과 자녀의 직업
      • 말투나 성격
        등에 더 관심을 가졌다.

      “여성 의원 중 가장 단정한 정장 차림”
      “말투가 부드럽고 여성스러워 호감형”
      “육아와 정치를 병행하는 슈퍼맘”

      이러한 수식어는 그들의 정치적 실체를 흐리고,
      여성 정치인을 ‘상징적 존재’로만 포장하는 방식
      이었다.

      결국 그녀들은 ‘정치인’이 아니라 ‘여성 정치인’이라는 특수한 위치에 고정되었고,
      그 구획 안에서만 평가받았다.

      ‘강한 여성’일수록 더 많은 공격을 받았다

      정치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추고,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을 보인 여성일수록
      더 많은 공격과 비난에 노출되었다.

      “권위적이다”, “남성적인 정치 스타일이다”, “무리수를 둔다”,
      “여자가 욕심이 너무 많다”는 식의 인신공격성 비판이 여과 없이 퍼졌다.

      그녀들이 만든 법안은 ‘혼자 한 게 아니지 않느냐’고 평가절하되고,
      당대표나 장관이 되면 ‘운이 좋았다’, ‘정권의 장식용’이라는 비아냥이 따라붙었다.

      남성 정치인의 성과는 실력으로,
      여성 정치인의 성과는 배경으로 해석되는 이중잣대
      가 고착되어 있었던 것이다.

      ‘여성성’이라는 칭찬조차 구조적 억압일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여성 정치인을 칭찬할 때조차
      그 칭찬이 ‘여성성’의 연장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배려심 있는 리더십”
      “모성을 닮은 정치”
      “섬세한 행정 감각”

      이런 표현들은 얼핏 긍정적으로 들리지만,
      결국 여성의 성별 역할에 기대는 서술 방식이며,
      남성 정치인에게는 전혀 쓰이지 않는 ‘성 역할적 기대’를 강화한다.

      이는 여성 정치인이 자신만의 리더십 모델을 확장하고
      정치 공간에서 자유롭게 행동할 권리
      를 제한하는 보이지 않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이름은 남았지만, 여성으로만 기억되다

      결과적으로 일부 여성 정치인의 이름은 남았다 해도
      그들의 실질적 기여보다는
      ‘여성 최초’, ‘여성 유일’, ‘여성답게 정치한 사람’으로 축소된 채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들이 진짜 싸운 대상은
      남성이 아니라,
      바로 이 '여성성'이라는 이름의 틀이었고,
      그 틀을 깨고 정치의 본질을 향했던 존재들이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여성으로 정치를 했다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기에 외면받고, 여성이기에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왜 우리는 그녀들을 잊었는가? 잊혀진 여성 정치인의 5가지 공통점

      5. 공통점 ③ 체제와 충돌한 경우 서사에서 지워진다

      잊혀진 여성 정치인의 마지막 공통점은,
      그들 중 상당수가 기존 정치체제와 갈등하거나 이를 비판한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즉, 단순히 성별의 문제를 넘어,
      권력 구조와 불화했던 인물들이기에 의도적으로 서사에서 배제되거나
      기억에서 삭제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체제의 밖'에 선 여성은 위협적인 존재였다

      정치권은 언제나 기존 질서에 순응하는 사람들에게
      기회와 자리를 제공해 왔다.
      특히 남성 중심의 정당 구조, 위계적 정치 문화,
      보수적 유권자 정서 속에서
      **체제를 흔들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여성 정치인은 ‘불편한 존재’**였다.

      그들은 외쳤다.
      “이 체계 자체가 불공정하다.”
      “정치에서 여성이 배제되고 있다.”
      “정책보다 권력이 우선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그러나 그런 목소리는 곧바로 **“선동적이다”, “이념적이다”, “극단적이다”**라는 프레임으로 반격당했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정치적으로 위험한 사람’으로 분류되어 서사에서 제거되었다.

      독재·군부 정권 시절, 침묵을 강요당한 여성들

      세계 각국의 사례를 보면,
      군부나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활동한 여성 정치인들
      그 어떤 남성보다도 더 혹독한 감시와 탄압을 받았다.

      • 대한민국에서는 1980년대 노동운동을 이끈 여성 정치 활동가들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되고, 고문당하고, 출마조차 금지
        되었다.
      • 중남미에서는 독재 정부에 저항한 여성 의원들이
        “가정파괴자”, “불온한 페미니스트”라는 낙인을 쓰고 추방
        당했다.
      • 동유럽에서는 체제전복 혐의로 처형되거나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여성 정치인이 다수 존재했다.

      그녀들은 체제의 경계를 넘었기에
      이름을 남기지 못했고,
      심지어 기념비적 사건의 주변부 인물로만 조명되었다.

      '불편한 이념'을 가진 여성은 아예 지워졌다

      또한 많은 여성 정치인들이
      사회주의, 페미니즘, 노동계급 정치, 반전 운동
      당시 주류 질서와는 다른 이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이념은
      냉전 시대, 반공 시대, 극우 민족주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불온하다’, ‘과격하다’, ‘국가에 위협된다’는 이유로 배제되었다.

      그 결과,
      동일한 가치를 주장한 남성은 ‘진보 정치인’으로 남았지만,
      여성은 ‘과격분자’, ‘체제부적응자’로 낙인찍혔다.
      그들은 정치사 속에서조차 ‘문제적 인물’로 기록되거나,
      아예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았다.

      국가 기념의 프레임에서 제외된 여성

      국가는 기억을 ‘기념’이라는 형식으로 공식화한다.
      동상, 거리 이름, 기념일, 교육과정—
      모든 것은 어떤 인물을 어떻게 기억할지를 결정하는 장치다.

      그러나 체제에 도전했던 여성 정치인들은
      이 국가적 기억 장치 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들의 이름은 동상이 되지 않았고,
      그들의 기념일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그들의 생애는 교과서에서 단 한 줄로도 다뤄지지 않았다.

      그 결과,
      ‘실존했지만 존재하지 않는 정치인’이 되었고,
      그녀들이 남긴 메시지는 아직도 반쪽짜리 역사 속에 갇혀 있다.

      체제에 맞선 여성은 단지 저항자가 아니었다

      중요한 점은,
      그녀들이 단지 반체제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정치, 더 포용적인 사회, 더 정의로운 제도를 만들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녀들은

      • 권력을 나누자고 했고
      • 정치적 다양성을 존중하자고 했고
      • 투명하고 지속 가능한 정책을 만들자고 했다

      그러나 기존 정치 구조는
      그 목소리를 비정상, 비주류, 그리고 불온으로 몰아세웠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도,
      그들이 남긴 질문들을 온전히 마주하지 못하고 있다.

      체제를 바꾸려 한 그 여성들이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민주주의와 다양성의 기틀을 놓았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시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

      6. 그들을 다시 기억해야 하는 이유

      정치는 숫자와 권력의 게임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서사의 확장’이기도 하다.
      우리가 역사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어떤 인물을 본보기로 삼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다음 세대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잊혀진 여성 정치인들을 다시 조명한다는 것은
      단지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의 다양성과, 인간 존엄의 실현, 역사적 균형의 회복을 위한 실천이다.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는다는 건
      정치의 절반을 지우는 것이며,
      그들의 리더십을 외면한다는 것은
      정치의 가능성을 절반으로 축소하는 일이다.

      이제 우리는 기록되지 않은 그녀들의 이름을,
      말해지지 않았던 그녀들의 행적을,
      다시 불러내야 할 때
      다.